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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의 원조가 프랑스가 아니다? 우리가 몰랐던 달콤한 배신의 역사

by pastrylover 2026. 3. 3.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마카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볼게요

 

마카롱의 원조
마카롱의 원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마카롱의 역사

 

보통 마카롱을 떠올리면 파리의 쇼윈도와 고급스러운 파스텔 색감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고 우아한 과자의 뿌리는 프랑스가 아니라 이탈리아다. 16세기, 프랑스로 시집온 Catherine de' Medici가 이탈리아 제과 장인들을 데려오면서 아몬드 기반의 머랭 과자가 궁정에 소개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의 마카롱은 지금처럼 샌드 형태가 아니었다. 크림도, 화려한 색도 없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단일 쿠키에 가까웠다. 아몬드 가루와 설탕, 달걀흰자만으로 만든 이 단순한 구조는 오히려 중세 유럽에서 귀한 재료였던 아몬드 덕분에 귀족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마카롱’이라는 이름 역시 이탈리아어 maccherone에서 유래했다는 점이다. 이 처럼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온 마카롱은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지금의 마카롱을 있게 한 파리의 Ladurée

 

지금의 마카롱을 정의하는 것은 두 개의 꼬끄 사이에 가나슈나 버터크림을 채운 구조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의외로 역사가 짧다. 20세기 초, 파리의 유명 파티세리 Ladurée에서 두 개의 마카롱 쿠키 사이에 필링을 넣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파리지앵 마카롱이 탄생했다. 이전까지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단일 마카롱이 존재했을 뿐이다. 즉, 우리가 클래식이라 믿는 형태는 사실 비교적 현대적인 창조물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모양의 차이가 아니라 식감의 혁명이었다. 바삭함과 촉촉함, 크림의 지방감이 더해지며 풍미의 레이어가 생겼다. 동시에 색소를 활용한 비주얼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마카롱은 먹는 보석으로 재탄생했다. 전통 디저트가 브랜드 전략과 만나 어떻게 글로벌 아이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가 전통이라 믿는 것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근대적 발명이라는 점, 마카롱은 그 가장 달콤한 증거다.

 

프랑스의 미식 문화로 인해 단순한 간식이 아닌 예술의 영역이 된 마카롱

 

출생지는 이탈리아지만, 마카롱을 세계적인 럭셔리 디저트로 만든 것은 프랑스의 미식 문화였다. 프랑스는 디저트를 단순한 간식이 아닌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정교한 제과 기술, 머랭의 안정화 방식(이탈리안 vs 프렌치 vs 스위스 머랭), 습도와 건조 시간까지 계산하는 섬세함은 프랑스 파티시에들의 집요함에서 완성되었다. 특히 파리의 살롱 문화는 마카롱을 사교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화려한 쇼윈도, 시즌 한정 컬렉션, 셰프의 시그니처 플레이버는 마카롱을 ‘경험하는 디저트’로 승격시켰다. 결국 국적은 출발점일 뿐, 정체성은 완성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세련됨을 입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마카롱은 프랑스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절반만 맞다. 혈통은 이탈리아, 브랜드는 프랑스. 겉모습뿐만이 아닌 역사 또한 아주 흥미로운 디저트다.

 

마카롱에 빠진 한국인들의 열정

 

한국에서 Macaron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시점은 2010년대 중반이다. 1세대는 백화점과 호텔 디저트숍에서 시작됐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은 2016~2018년 무렵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비주얼 디저트 열풍이었다. 파스텔컬러, 캐릭터 프린팅, 시즌 한정 맛이 SNS 피드에 쏟아지며 마카롱은 선물용·인증용 디저트로 급부상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이른바 뚱카롱이다. 프랑스식보다 2~3배 두툼한 필링을 채워 단면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보기만 해도 달다”는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크림치즈·쿠키앤크림·티라미수 등 한국인이 익숙한 맛을 과감히 접목한 것도 폭발력의 이유였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핵심은 꼬끄의 안정성과 수분 관리다. 이탈리안 머랭으로 단단한 구조를 만들고, 충분한 건조로 표면을 보호하면 두꺼운 필링의 무게를 버틸 수 있다. 또한 아몬드 가루의 입도와 마카로나주의 점도 조절로 피에를 안정적으로 세워 지지력을 확보한다. 필링 쪽에서는 버터크림이나 크림치즈 기반에 화이트초콜릿을 더해 수분활성을 낮추면, 과도한 수분 이동으로 꼬끄가 젖는 현상을 늦출 수 있다. 결국 뚱카롱은 단순히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구조·지방·수분을 계산해 균형을 맞춘 결과물이다. 한국식 해석이 만든 진화, 그 과감함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마카롱, 다음엔 어디서 어떤 형태의 새로운 마카롱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