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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Pastry

페이스트리에 아름다운 결과 풍미를 책임지는 명품 버터

by pastrylover 2026. 2. 19.

안녕하세요.

오늘은, 페이스트리에 빠질 수 없는 버터들 중 많은 셰프들과 장인들이 선택하는 명품 버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페이스트리 결과 풍미를 책임지는 명품 버터

 

아름답고 맛있는 페이스트리를 결정짓는 메인 재료, "버터"


페이스트리를 만드는 과정은 사실상 버터와의 사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밀가루 반죽 사이에 얇은 버터 층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라미네이션 공법에서 버터는 단순한 재료 이상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오븐 속에서 열을 받은 버터의 수분이 증발하며 반죽 사이를 밀어 올릴 때, 비로소 우리가 사랑하는 바삭한 "결"이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버터가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마트용 버터와 달리 버터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프리미엄 버터들은 유지방 함량이 높고 수분 함량이 낮아 작업성이 뛰어납니다. 특히 프랑스 AOC 인증을 받은 버터들은 특정 지역의 신선한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우유를 전통 방식에 따라 장시간 숙성시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견과류 향과 깊은 감칠맛은 인공적인 향료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풍미의 차이는 결국 '어떤 버터를 썼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크루아상 라미네이션에 많이 쓰이는 이즈니와 레스큐어


프리미엄 버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바로 Isigny Sainte-Mère와 Lescure입니다. 두 버터는 단순한 브랜드 차이를 넘어, 각 지역의 테루아와 전통적 제조 방식이 만들어내는 성격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즈니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이지니-쉬르-메르 일대에서 생산됩니다. 해풍과 미네랄이 풍부한 초지에서 자란 젖소의 원유는 카로틴 함량이 높아, 버터가 인공 색소 없이도 자연스러운 황금빛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지역 버터는 Beurre d'Isigny PDO 인증을 받아 원유 생산부터 가공, 제조까지 모두 해당 지역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전통적인 배양 크림 방식을 사용하여 저온 숙성을 거친 뒤 교반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디아세틸 성분이 헤이즐넛을 연상시키는 고소한 향과 은은한 산미를 형성합니다. 유지방 함량은 약 82% 이상이며 가소성이 뛰어나 20℃ 전후에서 균일하게 연화됩니다. 이러한 물성은 크루아상 반죽에서 버터층이 고르게 분포하도록 돕고, 구웠을 때 촉촉하고 부드러운 내상을 완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이즈니는 풍미와 용해감을 중시하는 제과에 적합한 버터로 평가됩니다.

 

반면 레스큐어는 샤랑트-푸아투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버터입니다. 이 지역 버터는 Beurre Charentes-Poitou AOP 인증을 받았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고급 버터 산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스큐어 역시 발효 크림을 사용하지만, 비교적 수분 함량이 낮은 드라이 타입에 가까워 조직이 치밀한 편입니다. 유지방 함량은 82~84% 수준으로 안정성이 높으며,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늘어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라미네이팅 작업에서 특히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얇게 밀어도 버터층이 쉽게 깨지지 않으며, 접힘 과정에서도 지방층이 균일하게 유지되어 오븐에서 선명한 결을 형성합니다. 산미가 비교적 또렷하고 클래식한 발효 향이 특징이어서, 구조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페이스트리 작업에 적합합니다.

 

버터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보르디에와 라 꽁비에트


진정한 버터 애호가들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곳은 Le Beurre Bordier입니다. 브르타뉴 생말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 미셸 보르디에 장인은 전통 나무 반죽기를 사용해 버터를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인 산업식 버터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기계적으로 균질화되는 것과 달리, 보르디에는 훨씬 긴 시간 동안 치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숙련된 반죽 과정은 수분을 더욱 미세하게 분산시키고 조직을 치밀하게 만들어, 질감이 마치 실크처럼 매끄럽고 탄력 있게 완성됩니다. 특히 소금 결정을 의도적으로 살아 있게 남긴 가염 버터는 씹을 때마다 짭짤한 크런치가 느껴져, 그 자체로 하나의 요리와 같은 존재감을 지닙니다. 해조류, 훈연 소금 등 다양한 풍미 버전 또한 장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보르디에 버터를 사용한 페이스트리는 굽고 난 뒤에도 풍미의 잔향이 오래 지속되며, 시간이 지나도 향의 밀도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깊이를 보여줍니다.

 

최근 SNS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La Conviette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탕을 연상시키는 작은 패키지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외형 이상의 품질을 갖춘 버터입니다. 프랑스 서부 지역의 우유를 기반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며, 일류 호텔 조식에서 개별 포장 형태로 제공되면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유제품 특유의 잡내 없이 깨끗하고 정제된 풍미가 특징이며, 첫맛은 부드럽고 뒤로 갈수록 진한 우유의 단맛과 고소함이 선명하게 남습니다. 과도한 산미 없이 균형 잡힌 맛을 구현해, 바게트나 브리오슈에 곁들였을 때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더합니다.

 

상황에 맞는 알맞은 버터 고르기


최고급 버터라고 해서 모두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페이스트리의 방향성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합니다. 만약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숙성 향이 강한 발효 버터를, 샌드위치나 잠봉뵈르처럼 버터 본연의 맛을 생으로 즐기고 싶다면 보르디에 같은 수제 버터를 추천합니다. 또한 가염과 무염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소금은 버터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하므로, 디저트의 단맛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약간의 소금이 가미된 버터를 선택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값비싼 버터를 구입했다면 보관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버터는 주변의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므로, 반드시 밀봉하여 냉장 보관해야 하며 장기 보관 시에는 소분하여 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신선할 때 빠르게 베이킹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명품 버터들은 단순히 빵을 맛있게 만드는 재료를 넘어섭니다. 버터 한 조각만으로도 식탁의 분위기를 바꾸고, 평범한 아침 식사를 마치 미슐랭 레스토랑의 한 장면처럼 격상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버터계의 에르메스들과 함께라면, 여러분의 주방에서도 파리 최고의 베이커리 부럽지 않은 향기로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